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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기 등대지기학교] 7강을 듣고 나서

전인선
30 Dec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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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를 들으며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책의 죽음을 앞둔 마음을 묻는 인터뷰에 대한 답변이 생각났습니다.  이어령교수는 평생 죽음학을 하고 죽음을 앞둔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라는 사람의 말을 빌어 죽음앞의 심정을 답합니다. "지금까지 내가 말한 것은 타인의 죽음이었어. 동물원 철창 속에 있는 호랑이였지. 지금은 아니야. 철창을 뚫고 오지. 전혀 다른 거야." 

저는 막내아이가 돌지나고 등대지기학교를 듣기 시작했으니 교육받은지 10년이 더 지났습니다. 물론 사교육 없이도 잘키워보겠다고 잘 키울수 있다고 시작한 희망의 강의였습니다. 그렇게 살 수 있도록 저를 지켜주었구요. 그런데 직접 아이들의 청소년기를 경험해보니 달랐습니다. '철창을 뚫고 오는 호랑이'를 경험하게 된 것입니다. 큰아이가 고1이 되자 갑자기 나도 모르게 입시모드가 되어있었습니다. 그 입시모드란 이제 대입을 준비하는 3년간은 아무 문제도 없어야 하고 아이도 공부에 집중해야 하고 실수해도 안되고, 낭비해도 안되고 딴생각해도 안되고 등등(부모마인드와는 정반대)... 그런데 큰아이에게 고1 부메랑같은 사건이 닥치면서 아이의 고통에 공감보다는 '왜 하필 사건이 지금 이 중요한 시기에 터졌지? 1학기를 날렸쟎아? '하는 분노가 가득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저는 부모공부를 했지만 제 내면은 '뼈속까지 입시'였습니다. 그러나 그 사건 덕분에 입시에서 훨씬 자유로와졌습니다.  둘째아이는 중2인데 이상하게 주변에 아픈아이가 많았습니다. 공황장애만 반에 3명이고 자주 놀러오던 친구는 불면증과 부정맥 말고도 위장질환등이 있었고 구급차에 실려가는 일도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시험 보고나서 쓰러져서 구급차에 실려가는 아이도 있었고, 어느 달은 학교에서 1년에 3-4번 사용하는 산소호흡기를 한달에만 7번을 썼다는 얘기까지... 얼마전 음악실에서 반 아이가 쓰러졌다는 말에 저는 "추워서 그런건가?" 말했더니 아이가 말합니다. "엄마, 다음주가 시험이쟎아" 시험을 보고나면 내내 우는 아이도 있고 100점만을 요구하는 부모로 인해 더 울수 밖에 없는 아이도 있고... 중학교 교실도 사활은 건 전장같은 곳 같습니다. 그나마 코로나로 부터 풀려서 체험학습도 가고 축제도 하게 되었지만 아이들의 건강도, 행복도 당연히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없어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는 주변에 공황장애도 못만나봤고, 쓰러지는 사람도 본적 없었고 자해흔적도 본적 없지만 둘째아이는 이유야 어떻든 그 어린 나이에 그 심각한 증상을 보고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더 깊은 고통과 슬픔에 노출된 아이와 함께 충격으로 저도 마음이 많이 힘든 한해였습니다.  보고 듣기만 하는 저도 이렇게 힘든데 전장에 있는 아이들은 얼마나 힘이 들까요? 아이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외침이 오늘따라 유달리 크게 들려옵니다. 혹독한 환경에서 크는 아이들이 불쌍하고 너무나도 걱정스럽습니다. 제 아이가 걱정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렇기에 오늘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회원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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